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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분석/반도체

[NASDAQ STUDY] AMD의 미묘함은 세계제일

 빅테크가 처참하게 빠지다가 채권 수익률 하락하면서 오늘 좀 반등하는 듯 싶다. 조사한 걸 정리할 겸 AMD에 대해 써보기로 함.

 

 왜 나는 AMD를 찾아봤는가? 작년 겨울 조립컴을 맞추면서 처음으로 컴퓨터 부품에 대해서 접했는데 그때 가장 핫했던 CPU가 AMD의 RYZEN 라인업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CPU는 인텔 걸로 맞췄지만 수많은 조립컴 사이트를 뒤지면서 내 뇌리에 박힌 건 AMD.... 와중에 이때도 AMD 제품을 못 구해서 난리였던 기억이 난다.

 

AMD에 대해 가장 쉽게 말하자면 'CPU와 GPU를 만드는 회사' 정도가 적절할 듯 싶다.

CPU는 컴퓨터의 '두뇌'의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기억, 해석, 연산, 제어 등의 기능을 맡고 있고 필요한 모든 계산을 처리한다. 

GPU는 그래픽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고 디지털 신호를 영상신호로 바꿔 송출하는 부품이다.

이런 CPU와 GPU의 수요는 주로 개인 PC 또는 데이터 서버를 구축하는데 발생한다.

문돌이인지라 이 정도만 설명을 해두겠지만 AMD를 투자를 위해 이해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듯.

 

 

내가 이해한 AMD의 강점은 크게 4가지이다.

 

- 경쟁사 인텔을 기술력으로 역전하여 인텔보다 성능이 뛰어난 CPU를 만들었고 개인 PC 시장에서 점유율이 20-40% 수준이다. 즉 앞으로 기술적 우위가 유지된다면 뺏어올 파이가 크다는 것.

 

점유율이 점점 좁혀진다!

 

- 게임 콘솔 양대산맥인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에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꾸준한 수익 창출 가능.

 

- 데이터 서버 시장의 성장력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AMD는 데이터 서버 프로세서 시장의 후발주자로 참여해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을 만들어 냈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 있음.

 

- 회사 Xilinx를 인수하면서 가져온 FPGA 기술이 AI 시장과 더불어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것. FPGA 기술은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인데, AI 기술은 3개월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교체가 된다고 한다. 매번 새로운 반도체를 사서 프로그래밍할 수는 없으니 FPGA를 사서 기술이 바뀔 때마다 다시 프로그래밍을 하면 된다는 얘기다. 결국 데이터센터 참가랑 같은 맥락이다. 왜냐면 AI를 학습시키는데 막대한 데이터를 투입해줄 수 있도록 데이터 서버를 구축하기 때문에.

 

 

 

사실 첫 번째 강점인 CPU 시장에서 인텔을 기술력으로 역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회사인데....

점점 찾아보면서 이 회사에 투자하자니 뭔가 미묘하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 먼저 공급라인의 불안정성이 있다. 현재 반도체 생산에서 AMD가 요구하는 수준인 7nm 초고도 공정을 다룰 수 있는 파운드리는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는데 이 둘이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반도체 제작 수요를 전부 소화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현재 TSMC가 AMD에게 할당해준 생산량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 게임 콘솔 칩셋을 제작하는데만 할당량의 80%를 쓰고 나머지 20%만 다른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공격적으로 제품 생산해서 기술적 우위를 활용해 점유율을 확장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에 공급라인 때문에 발목을 잡히다니 모래주머니를 차주는 격이다. 결국 펩리스 체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파운드리 의존도가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심화되고 있는 것.

 

풀파워 좀 내줘...

 

- GPU 시장에서 경쟁사 엔비디아가 너무 잘 나간다. 물론 GPU 아니어도 CPU 시장만 점유율 잘 높여도 AMD의 실적은 향후 몇 년 동안은 잘 나올 것(물론 파운드리 문제 때문에 그것도 어렵지만)이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개인 PC CPU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점차 하향세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시장에서도 좀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실제로 AMD의 GPU 실적은 하향 중이기도 하고 작년에 출시한 RYZEN 6000라인업도 NVIDIA의 GTX 30 시리즈와 비비기에는 무리라는 평가.... 물론 꾸준히 성능 개선되고 있고 이번에 출시될 6700 XT에 기대를 걸어보자. 근데 생산은 할 수 있니?

 

-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떡상한 빅테크 기업들 중에서도 주가가 많이 비싼 편

지금 AMD PER이 30 후반 정도로 나오는데 사실 이건 함정이다. 재무제표를 뒤져보다가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4분기에 집계된 법인세 혜택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근데 대체 왤까? 좀 디깅을 해봐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저 법인세는 대체 뭘까

 그래서 어림잡아도 실질적인 PER은 7-80 수준이며 이정도면 NVIDIA와 비슷한 수준인데 향후 전망은 NVIDIA가 더 좋지 않나...라는 생각 + 경기 부양책과 국채 금리 안착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테이퍼링 얘기 나오면 제일 먼저 얻어 맞는 빅테크 기업들, 그 중에서도 PER이 겁나 높은 AMD에 넣자니 쫄보력 급상승이다. 

 

쫄보 센스 발동

 

사실 몇 주 사놨는데 며칠 동안 얻어맞고 분할매도 했다.

 결론은 AMD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발전해서 경쟁사 인텔을 제품 성능면에서 추월했음에도 불구, 파운드리 이슈 때문에 1분기 실적이 잘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고 GPU 시장은 NVIDIA가 꽉 잡고 있는데 데이터 서버 시장도 NVIDIA가 더 잘 넓혀 나가고 있는 것 같다. CPU와 게임 콘솔 덕분에 캐시카우는 확보가 됐지만 사실 빅테크는 오늘만 보고 갈 수는 없잖아? 내일을 보자니 경쟁사 엔비디아가 더 매력적인 것 같고.... 언젠가 나스닥 버블이 빠지는 건 모두가 알고있지만 그 전까지 타볼만한 주식으로도 엔비디아가 나은 것 같은 AMD의 이 미묘함. 어쩌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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